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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스

광장,청춘 [북스 1호]를 발행하며






 

광장,청춘 [북스 1호]를 발행하며

 - 편집위원의 말 -



글. 김영수  _20150818




기독교는 말과 글의 종교입니다. 구약을 보면, 하나님의 백성은 듣는 사람들입니다. “이스라엘아 들으라”(신명기 6:4). 말하기 전 우선 들어야 하는 것은, 모든 것이 있기 전에 말씀이 계셨고, 그 말씀이 바로 하나님이시기 때문입니다. “태초에 말씀이 계시니라... 그 말씀은 곧 하나님이시니라”(요한복음 1:1). 신약은 우리가 그 말씀을 들을 뿐 아니라 보고 만질 수도 있다고 말합니다(요한일서 1:1).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거하시매”(요한복음 1:14). 기독교인이란, 인간을 찾아오신 하나님의 말씀인 그리스도를 기록된 말씀인 성경을 통해 뵙고 믿고 따르는 사람들입니다. 말씀이 중심인 신앙. 읽고 듣고 말하고 쓰는 일에, 기독교는 아마도 가장 열성적인 종교일 것입니다.

 

거창하게 말했지만 시작은 소박했습니다. 기독교인을 대상으로 한 책이 매달 수없이 출간되고, 주변 기독교인을 봐도 늘상 무엇인가 쓰고 말하는데, 왜 그것들이 독백처럼 보일까. 누군가의 책과 발언에 적극적으로 견해를 더하는 일에 왜 그토록 인색한 것일까. 이런 의문을 안고 몇 사람이 모였습니다. ‘기독교’라는 정체성을 분명히 할 수 있고, 비판적 관점을 견지하기 위해 교회와 신학계로부터 어느 정도 거리감을 유지해야 하며, 이미 기독 언론이 많으니 전문적인 기독교 서평에 집중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습니다. 이내 ‘광장,청춘 북스’(이하 ‘광청 북스’)를 매달 발행하기로 합의하였고, 이제 여러분 앞에 그 첫 호를 내놓습니다.

 

읽고 듣고 말하고 쓰는 일, 곧 의사소통은 내가 아닌 다른 이와 생각과 감정을 나누는 행위입니다. 말과 글은 우리를 ‘타자’와의 만남으로 이끕니다. ‘광청 북스’의 바람 역시 그렇습니다. 우리는 믿습니다. 익숙하지 않고 낯설어 불편한, 그러나 초월을 지향하고 성경과 신앙에 대해 말하는, 하나님을 지시하는 다양한 말과 글에 자신을 열어야 한다고. 책을 매개로 한 쓰기와 읽기는 결국 그런 ‘만남’을 위한 공동의 노동이라고. 그 노동만이 우리를 더욱 성숙하게 할 것이라고. ‘기독교 신앙에 대해 더 떠들썩하게 묻고 떠들자. 그래서 신앙의 우물을 더 깊게 파고, 그 물로 더 넓은 땅을 경작하자.’ ‘광청 북스’는 그런 요청이고 싶습니다.

 

‘광청 북스’의 첫 대화 상대자는 우리의 일부지만 아직도 낯선 신앙적 전통, ‘성공회’입니다. 감사하게도 많은 분이 원고를 보내주셨습니다. 성공회 사제이자 신학자인 주낙현 신부님은 성공회의 전통과 현재를 소개해주셨고, 학문 공동체 비아 유닛과 광장,청춘  편집위원 설요한 님은 최근 번역된 로완 윌리엄스의 두 책을 읽고 성공회가 지향하는 기독교의 본질이 무엇인지 논의해 주셨습니다.  광장,청춘』 편집위원 홍동우 님은 바바라 브라운 테일러의 책을 통해 성공회의 깊은 영성에 대해 소개해 주셨습니다. 성공회 사제이자 영향력 있는 실천가인 자캐오 신부님은 케네스 리치의 책을 빌어 신학의 공공성과 실천 가능성을, 감리교 신학생이자 세속 수도사인 김광현 님은 데스먼드 투투 주교의 삶을 돌아보며 성공회의 신학과 영성이 어떻게 가장 탁월한 형태의 세속적 실천으로 이어졌는지를 살펴 주셨습니다.

 

주낙현 신부님은 자신의 글에서 도발적이지만 의미 있는 질문을 던져 주셨습니다. 


“그리스도교 신앙 전통의 깊고 넓은 강물에 비하면, 한국 교회의 신앙 이해와 경험은 얕은 개울물처럼 보입니다... 새로운 세계의 지도를 펼쳐 보고 그 세계를 꼼꼼히 살핀다면, 현재의 위치를 확인하고 새로운 지평을 넓힐 수 있는 넓고 깊은 안목을 얻을 수 있습니다. 어떤가요? 새로운 지도를 펼칠 준비가 되셨나요?” 


‘광청 북스’는 그에 대한 하나의 화답입니다. 여기 몇 편의 서평이 있습니다. 부디 이 글들이 활발한 대화의 성찬으로 이어지기를, 그 가운데 즐거이 우리가 가진 신앙의 지도를 보완하고 확장할 수 있기를. 그래서 하나님을 향한 우리의 여정이 조금 더 활기차고 풍성해지기를 바랍니다.

 








 

2015년 8월 18일
편집위원(김영수, 설요한, 송지훈, 최경환, 홍동우) 대표하여, 김영수







** 『광장,청춘』의 편집위원들이 북스 1호 발행을 자축하며 한 마디씩 남겼습니다!

(편집위원들 닉네임은 팬서비스입니다... 관심 있으실지는 모르겠지만... 흠흠...)




* 까칠한 거북이




"광장,청춘』은 친구들의 우정과 자화자찬이 있었기에 가능한 뻘짓이었다. 

뻘짓에 동참할 분들은 언제나 환영이다. 

돈은 없으나 우리에게 있는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맘껏 축복해 줄 수는 있다." 





* 살찐 눈사람 



"나는 광장이 얼마나 넓은지 모른다. 하지만 두 사람이 만나면, 두 사람의 거리만큼 광장의 넓이를 확인할 수 있다. 

광장,청춘』의 <북스>가 다양한 사람들이 만나 때론 거칠게, 때론 친밀하게 

광장의 넓이를 확인하는 자리가 되었으면 좋겠다." 





* 피곤한 낚시꾼 



"광명중앙시장 근처 모 까페에서 '까칠한 거북이'와 웹진에 대한 비밀모의(?)를 시작한 게 엊그제 같은데 

이제 <북스>까지 발행하니 나름 감동적이다. 

시작은 했지만 종착지를 모르는 폭주열차처럼 달리고 싶다. 물론 좀 피곤하긴 하지만..."





* 부채도사



"광장이 열렸다. 고고한 학자들과 유능한 말꾼들을 섭외하고 싶었지만 일단은 이빨 좀 턴다는 동네 양아치들끼리 모여 봤다. 

그러고 보니 앞으로의 광장,청춘』은 단순히 격조있고 세련된 이야기가 아닌, 

동네 양아치들끼리만 뒷골목에서 할 수 있는 이야기를 담아냈으면 좋겠다. 

솔까 얼마나 쓰레기 같은 책들이 많은가? 아, 물론 이번에 소개한 책들이 쓰레기란 건 아니다. 

여튼 동네 양아치들의 이빨 터는 광장이 드디어 열렸다! "






* 허풍선이 남작 



"광장,청춘』북~스를 만나고,

나의 성공시대 시작됐다.

 광장,청춘』북~스를 읽고서,

나를 찾는 사람 많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