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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 한 가운데

아고라와 기독교 복음 [서평] 미로슬라브 볼프, (IVP, 2014) ⒸIVP. 기독교가 직면한 위기기독교가 사회로부터 지탄을 받고 욕을 먹는 일이 하루 이틀이 아니기에 이제는 왠만해서는 놀랍지도 않다. 그러나 세월호 참사 이후 기독교에 대한 비판의 수위는 임계점에 다다랐다. 대형교회 목사들의 막말이 공영방송을 통해 여과없이 방영되면서 교회는 자신들의 속살을 그대로 공론장에 노출시켰다. 이제 성난 시민들은 교회의 언어를 그들만의 언어로 용인하려 하지 않고 사회적으로 용납될 수 없는 몰상식하고 반인륜적인 언어로 고발해 버린 것이다. 교회 안에서만 통용되던 우리들의 언어와 사유가 이제는 공론장에 그대로 민낯을 드러냈고, 모든 사람들에게 그 적실성과 타당성을 요구받게 되었다. 사적언어와 공적언어의 경계가 무엇인지, 또는 교회가 사.. 더보기
빼앗긴 ‘광장’을 위한 애도 “공간은 점점 더 정합적인 방식으로 주권의 시나리오 속에 병합되고, 각각의 특수성은 점차 불가항력적으로 총체에 의해 구조화된다.” 안토니오 네그리 분노를 넘어선 수치심 계절에 따라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꽃들이 곳곳에 심겨져 있고, 골목마다 개성 넘치는 카페와 상점을 볼 수 있으며, 젊고 패기 넘치는 젊은 예술인들의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는 곳, 뜨거운 햇살 아래 바닥에서는 시원하게 분수가 뿜어져 나오고, 그 안에서 속옷만 입은 채 마냥 즐겁게 뛰어 노는 어린아이들을 흐뭇하게 바라 볼 수 있는 곳, 한 쪽 구석 벤치에서는 연인들이 닭살 돋는 애정행각을 하며 사랑의 대화를 나누고, 다른 한 쪽에서는 뭔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는 듯 손수 정성스럽게 쓴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는 곳, .. 더보기
4.16과 6.11 그리고 국가의 맨얼굴 습관이 모든 공정성을 만들어내는데, 이는 오직 그것이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이유에 의해서다. 이것이 권위의 ‘신비한 토대’이다. 권위를 기원에까지 더듬어 올라가는 자는 그것을 파멸시키게 된다.” 『팡세』 “꿈에서도 막 싸웁니더. 일이 손에 안 잡힙니더. 갔다 오면 사람 몸만 피곤하고. 동네가 얼마나 좋습니까. 공기도 좋고. 예전에는 정부에서 하는 일은 다 잘해주겠지 생각했는데, 진짜로 송전탑 문제 경험 안 했으면 몰랐지예.” 『밀양을 산다』 2014년 4월과 6월. 세월호가 ‘침몰’했고 밀양은 ‘침탈’당했다. 세월호 희생자의 가족들과 밀양의 할매들, 그리고 그것을 지켜보던 국민들은 국가의 권위를 뒷받침하던 신비한 토대, 즉 ‘국가에 대한 믿음’이라는 오래된 습관을 몸에서 지워내고 있다. 자신들이 믿던 모습..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