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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면접에서 40분 지각하는 건 하나님의 뜻? 내 두 번째 직장은 ‘M’ 포탈 사이트였다. 첫 번째 직장이 개신교 서점이었으니 일반 회사로는 첫 회사인 셈이다. 당시만 해도 - 무려 십 년 전이다 - 지금만큼 취업 스펙을 따지는 상황은 아니었다. 게다가 닷컴버블로 일자리가 꽤 있던 시절이었다 - 노무현 대통령 욕하는 사람들 보시라, 그나마 양질의 청년 일자리를 누가 더 많이 만들었는지를. 그럼에도 취업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대부분 지원하면 서류 전형에서부터 미끄러지기 일쑤였다. 무엇보다도 일년을 개신교 쪽에서 까먹은(?) 터였고 자신감도 자존감도 바닥을 치던 차였다. 자신감 없고 자존감이 떨어지는 자소서(자기소개서-편집자주)는 읽는 사람도 맥 빠지게 하는 법이다. 많은 교회 오빠들의 고민 - 이라고 쓰고 개인적 의미에선 '비겁함'이라고 읽는다 - .. 더보기
타자를 향한 최초의 시선 : 영화 <시>를 통해 이창동 감독의 영화 [시]는 주인공 양미자 할머니가 시를 쓰는 과정을 담은 영화다. 동네 문화원에서 열린 김용탁 시인의 시 강좌를 듣고 시를 쓰기위해 부단히 노력하던 미자. 어느 날 그녀에게 예기치 못한 사건이 일어난다. 손자 종욱이가 친구들과 함께 같은 학교 여학생인 박희진에게 집단 성폭행을 했고, 끝내 희진이가 자살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그러나 주인공은 시 쓰는 것을 포기하지 않고, 시상을 찾아 이리저리 헤매다가 결국 죽은 여학생, 희진이의 마음을 담은 시를 쓰게 된다. 영화 속 시 쓰기 강좌의 강사, 김용탁 시인은 제대로 봐야 시를 쓸 수 있다고 했다. 본다는 것은 단순히 눈으로 대상을 관찰하는 것이 아니다. 본다는 것의 진정한 의미는 내가 관찰대상이 되는 것이다. 사자성어로 역지사지, 타.. 더보기
여전한 악의 세상에서 바울처럼 살기 복음에는 하나님의 의가 나타나서 믿음으로 믿음에 이르게 하나니 기록된바 오직 의인은 믿음으로 말미암아 살리라 함과 같으니라(로마서 1장 17절, 개역개정) 복음 속에 하나님의 의가 나타났다. 로마서를 읽다보면 1장에서 유독 뜨겁게 달궈진 구절이 보인다. 바로 1장 17절의 구절이다. 제국의 압제 속에서 꾸역꾸역 자신들의 종교적/정치적 정체성을 유지해가던 유대인, 그 유대인 중의 유대인이 로마교회를 향해 이렇게 말한다. ‘드디어 하나님의 의가 나타났다!’ 함축된 의미를 되살려서 풀어 적자면 ‘드디어 하나님이 온 세계의 왕이 되셨다!’정도가 아닐까? 도대체 바울의 뜨거운 감정이, 그리고 그 이면에 함축된 절절한 기다림이 함축된 외침. 이 복음의 내용은 무엇일까? 하나님이 도대체 어떤 방법으로 왕이 되셨기에,..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