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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고라와 기독교 복음 [서평] 미로슬라브 볼프, (IVP, 2014) ⒸIVP. 기독교가 직면한 위기기독교가 사회로부터 지탄을 받고 욕을 먹는 일이 하루 이틀이 아니기에 이제는 왠만해서는 놀랍지도 않다. 그러나 세월호 참사 이후 기독교에 대한 비판의 수위는 임계점에 다다랐다. 대형교회 목사들의 막말이 공영방송을 통해 여과없이 방영되면서 교회는 자신들의 속살을 그대로 공론장에 노출시켰다. 이제 성난 시민들은 교회의 언어를 그들만의 언어로 용인하려 하지 않고 사회적으로 용납될 수 없는 몰상식하고 반인륜적인 언어로 고발해 버린 것이다. 교회 안에서만 통용되던 우리들의 언어와 사유가 이제는 공론장에 그대로 민낯을 드러냈고, 모든 사람들에게 그 적실성과 타당성을 요구받게 되었다. 사적언어와 공적언어의 경계가 무엇인지, 또는 교회가 사.. 더보기
'광장, 청춘'을 시작합니다. 지난 9월 30일에 여야의 세월호 특별법 합의 소식에 많은 언론들은 일제히 [속보]를 외쳤습니다. 대부분의 언론은 속보를 전하는 기사의 타이틀에 ‘극적’, ‘전격’이라는 표현을 남발했습니다. 유가족이 원하는 특별법 제정을 위해 함께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던 사람들은 도대체 뭐가 극적 타결인지에 대해 전혀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권력의 미세한 피리소리에도 금새 장단을 맞추는 언론의 보도 행태는 이 날도 어김 없었습니다. 언론의 이런 모습에 대해 최근 를 출간한 알랭 드 보통이 하는 지적은 틀린 말이 하나도 없습니다. “끝없이 쏟아져나오는 잠재적 기삿거리에 맞닥뜨리면, 언론은 지금 국가에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 하는 질문에 답이 되는 것을 골라내기 마련이다. 특정 시점에 국가가 (자신의 약점을 벌충하기 .. 더보기
변방으로부터의 위로 Ⓒ 돌베개. [서평] 신영복 (돌베개) 어른이 된다는 것은 세상이 나를 중심으로 돌아간다는 생각을 버리고, 세상이 나와 상관없이 활동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과정이었다. 어렸을 때는 세계가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줄 알았다. 무엇이든 원하면 될 수 있다고 믿었다. 그래서 어른이 되면 과학 독후감에 자신 있게 써내려갔던 해저세계에서 손가락 하나 까닥하지 않고 로봇의 시중을 받으며 호강하는 미래세대의 주역인줄 알았다. 그러다가 어느 날엔가 문득 꿈을 꾼다는 것과 이룬다는 것은 꽤 복잡한 과정과 계산이 필요한 것을 자각하게 되고, 이어 시간이 지날수록 미래세대의 주역과는 거리가 먼 평범한 인간이라는 것을 인정하게 되었다. 평범하면 다행이지만, 지금 여기 나는 변방에 있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곳. 자본주의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