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이 묻고 답하다 썸네일형 리스트형 목적어가 없는 목적어 목적어가 없는 목적어 글. 김희림 _20150707 모든 대학생들이 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아버지께 무슨 과를 가면 좋을지 여쭤본 적이 있습니다. 아버지는 말씀하셨습니다. “문과에서 전공은 안 중요해. 어차피 모든 대학생이 다 영문학과지, 뭐.” 당시에는 무슨 뜻인지 모를 말씀이었지만 대학에 와서 보니 아버지는 옳았습니다. 도서관에 앉으면 같은 책상에 앉은 대학생들의 전공을 알 수가 없습니다. 하나 같이 각종 영어 시험을 붙들고 있으니까요. 철학과에 입학하고 가장 놀랐던 것은, 적잖은 동기들이 대학에서 처음 들은 수업이 철학 수업이 아니고 경영학 수업이라는 것입니다. 아예 경영학과로 전과할 생각을 갖고 철학과에 온 친구들이 많았다는 뜻이지요. 이 충격을 간직한 채 대학원 수업을 위해 (문과대학은 너무 .. 더보기 너는 특별하지 않단다 너는 특별하지 않단다 글. 권대원 _20150625 당신만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내가 예전에 교회에서 참 좋아했던 말은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특별한 나' 이런 식의 표현이었다. 자존감이 낮거나, 충분히 사랑받지 못한 정서적 결핍으로 메마른 사람들이 많은 시대에 이런 표현들은 나름 기독교적인 가치를 잘 드러내는 훌륭한 표현이었다고 생각한다. 가수 태연이 부르는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https://youtu.be/pksnzMbl_wA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개신교 내부의 '우리끼리만 특별하고 구원받았다'는 의식이 곳곳에 베어있는 교회문화속에 염증을 느끼고 회의적이 될 수록 저 표현들은 '당신만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나 '당신만 특별한 존재'라는 식으로 다가오기.. 더보기 내 안의 윤똑똑이 내 안의 윤똑똑이 [서평] 폴 투르니에, (IVP, 2014) 누구나의 인정 욕구 사람들 누구나 약점을 들키고 싶어 하지 않는다. 누가 드러내놓고 '나 이런 사람이오.’ 할 사람이 누구겠는가. 아마 그런 사람이 있다면 필경 그의 입으로 묘사되는 그는 진정 그가 아니지 싶다. 물론 맞을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다. 전부가 아니라는 말이다. 가령 자신은 모든 사람을 포용하는 사람이라고 말한다면 정말 그런 사람일까 되짚어봐야 한다. 반대로 ‘난 이렇게 못난 사람이오.’ 한다면, 그 말도 다시 들여다봐야 한다. 자신이 못났다고 말하며 인정받고 싶어 하는지 누가 알겠는가. 나는 오늘 내 약점을 들키고 말았다. 그런데 그것을 인정하기란 정말 쉽지 않다. 아무리 그 말이 맞다손 치더라도 적어도 그 자리에서 인정하기란... 더보기 사람답게 산다는 것 사람답게 산다는 것 나의 초보 시골살이 그리고 이웃 시골로 이사와서 가장 좋은 것은 맑은 공기도, 집 근처 맑은 하천도, 구글에서나 볼 수 있었던 수많은 별들도 아니었다. 바로 앞집 할아버지네를 이웃으로 만난 것을 꼽고 싶다. 나와 아내는 이미 아버님, 어머님으로 부르는(그렇게 부르라고 하셨다) 이 가족을 만난 것이 우리 시골살이의 가장 큰 수확이자 감사의 제목이다. 도회지에 살다가 시골로 이사온 사람들이 거의 다 그렇듯, 지난 여름에 이사와서 한동안은 이 동네사람들과 별다른 왕래가 없었다. 오자마자 동네 마을회관에 나가 닭죽도 얻어먹고 눈도장도 찍어드리긴 했으나 그 뿐이었다. 앞집과도 서로 소 닭보듯, 닭 소보듯 멀뚱이 지나치며 민망하지 않을 정도로 목례나 하고 지내는 처지였었다. 아내는 양평에서 이천.. 더보기 이제는 오덕의 책읽기다 ... 어릴 적 라는 만화를 즐겨봤다. 문제는 즐기는 것을 넘어서 주인공과 사랑에 빠졌다는 사실이다. 꿈에도 그녀가 나왔고, 일상생활을 하면서도 머릿속에서 떠나지를 않았다. 나는 그야말로 ‘오덕’이었다. ‘오덕(후)’은 일본어 ‘오타쿠’를 우리말로 바꾼 것으로, 만화나 게임 등 어떤 한 분야에 비정상적으로 심취한 사람을 일컫는다. 어떤 만화에 빠졌다면 단순히 보는 것에만 그치지 않고, 그 만화의 캐릭터가 그려진 베개, 이불, 칫솔, 인형 등을 구입하고 24시간 그와 동행하는 사람이다. 사진은 참고할 뿐 필자의 이미지와는 관련 없음을 굳이 밝힙니다.. 나도 약간의 오덕적인 기질을 가졌다. 영화를 볼 때 좋은 영화가 있으면 같은 감독의 영화를 다 챙겨본다. 옷도 마음에 드는 집이 있으면 그 집 옷만 입는다... 더보기 실은, 우리는 혼자라서 두려운 것이다 며칠 전, 경기도에 위치한 작은 산에 다녀왔다. 산을 좋아하지만, 혼자 가는 것보다 친구들을 불러모아 삼삼오오 함께 가는 것을 즐겨했었는데, 이번엔 혼자이고 싶었다. 헐벗은 겨울산에 간단한 가방 하나 움켜쥐고 동행 없이 혼자 오르려니 야트막한 둘레길이 험준한 등산로처럼 다가왔다. 게다가 평일 오전에 갔으므로 사람 한명 보이지 않는 진입로는 적막하고 스산한 기운이 풍겼다. 두려웠다. ‘이 큰 산에 나 혼자이면 어떻게 하지?’, ‘혼자 산에 오르다가 사고가 나면 도와줄 사람이 있을까?’ 온갖 상상들로 채워진 머리가 마음까지 내려와 두려움의 무게에 짓눌렸다. 그야말로 “음침한 골짜기”로 들어가는 무거운 발걸음을 어찌할지 몰랐다. 다행히 때마침 지나가던 행인 한 사람이 있어 조용히 그 뒤를 따라 한 걸음씩 밟다.. 더보기 예수를 믿는다는 것 첫 번째 장면, 기도원. 여기는 기도원, 중고등부 연합수련회가 열리기에, 본인이 담당하고 있는 중고등부 학생들과 함께 이곳에 도착했다. 이들은 도착하자마자 칭얼거리기 시작했다. 집회에 참석하기 싫다는 이유다. 사실 본인이 담당하고 있는 중고등부의 10명 남짓의 아이들은 누가 봐도 ‘예수 안 믿게 생긴 아이들’이다. 그렇게 생긴 것뿐만이 아니라, 진짜 안 믿는 것임에 틀림없는 아이들이다. 그 어떤 누구도 ‘수련회’라던가, ‘예배’라던가, 이런 것에는 관심이 없다. 당연히 시설이 낙후되고, 전반적으로 청소년들을 압박하는 ‘연합수련회’의 분위기가 달가울 리가 없다. 그래서 나는 이런 그들의 칭얼거림을 들어주며, 슬슬 달래고 있었다. 그때였을까? 갑자기 자원봉사자가 우리들의 방으로 들이닥쳤다. 그리고는 내게 말.. 더보기 주유소에서 하나님나라를 숙고하다 주유소 안의 천국과 지옥 구토가 나올 것 같다. 출근시간부터 마칠 때 까지 끊이지 않는 세차, 내가 지쳐있는 것도 모르고 트렁크까지 열어서 청소해달라는 사람들, 대충했다고 화내는 손님들, 한 손님이라도 더 받으려고 애쓰시는 사장님. 이 모든 것들이 나를 지치게 한다. 손님이 많이 오면 알바생은 짜증날 수 밖에 없다. 일한 시간에 따라 돈을 받는 것이지, 일한 양이나 장사가 잘되는 것과는 무관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알바생은 정해진 노동시간을 보내고 급여를 받는 것에 목적을 두지, 기업이 잘 되는 것에는 별 관심이 없다. 아니, 오히려 짐으로 느낀다. 장사가 잘 될수록 기분이 좋은 사람은 사장님이다. 물건을 얼마나 팔았는지, 또는 손님을 얼마나 받았는지에 따라서 수입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사장님은 한 손님.. 더보기 불현듯, 뭉크의 슬픔에서 부활을 발견하다 * 에드바르드 뭉크, , 1907. 1.나는 새로움을 좋아한다. 싫증을 빨리 내는 불확실한 사람이라는 비난의 소나기를 여러 번 맞고 나서야, 나는 내가 누구인지에 대한 나만의 언어를 가질 수 있었다. 새로움을 좋아한다는 것을 자유로움이라고 짧게 표현할 수도 있지만, 미래를 향해서 열려 있다는 의미에서 가슴 뛰는 것을 좋아한다는 말도 될 수 있다. 가슴 뛰는 내일이란 얼마나 즐거운가? 새로움을 좋아하면 몇 가지의 장애물을 넘어야 하는데, 그 중 한 가지는 불안함이다. 알랭 드 보통도 현대인들의 불안에 대해 꽤 아는척을 했지만, 사실 나는 그가 말했던 것보다 더 깊은 불안함이 따로 있다고 생각한다. 그 불안함은 '현대인'에 대한 고정 관념 속에서, 모든 것을 앎의 차원으로 포함 시켜야만 직성이 풀리는 일종의.. 더보기 울타리 밖에도 화초를 심는 마을 은 가능하면 다양한 글을 독자들께 선보이고 싶습니다. 특히 일상과 문학의 만남을 보여주는 좋은 글을 교회안에서 만나기란 쉽지 않습니다. 이수미 선생님은 일상을 관통하는 문학의 언어를 우리에게 소개하면서, 삶에서의 깨달음은 도달해야 할 어느 고지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근처에 있음을 보여줍니다. 얼마 전 올해 중학교에 입학한 아들이 처음으로 반 단합대회를 한다고 들떠 외출을 한 적이 있었다. 학교에서 주최한 반 대항 축구대회에서 아들이 속한 반이 우승을 했다는 것이다. 아들은 후보선수였고 아예 출전할 기회도 없었지만 누구보다 우승을 기뻐했고 처음 하는 반 단합대회에 대한 기대가 컸기 때문에 신나게 친구들과 어울려 고기뷔페로 향했다. 얼마나 재밌게 놀았는지 원래 집에 오기로 했던 시간보다 40분이나 지나서.. 더보기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