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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무신론자다 프리드리히 니체, 그는 많은 사람들에게 무신론자로 알려져 있는 철학자 입니다. 그가 남긴 “신은 죽었다”라는 유명한 선언과 함께 기독교를 비판한 여러 가지 책들 때문이죠. 하지만 반대로 니체가 그리스도인, 예수를 사랑한 사람이라는 주장을 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라는 책에서 그는 “오직 한 사람의 그리스도인이 존재했었고, 그는 십자가에서 죽었다”라는 말을 합니다. 신은 죽었다고 말했던 그가 하나님의 아들이자, 하나님인 예수를 인정하는 겁니다. 그렇다면 도대체 그의 실체는 무엇일까요? 무신론이냐 유신론이냐 그것이 문제입니다. 하지만 유신론에도 무신론에도 다양한 스펙트럼(범주)이 존재하기 때문에 우리는 이렇게 접근해야 합니다. 니체는 ‘어떤’ 신을 거부했느냐? 또는 ‘어떤’ 신을 죽였는가? 라는 것이지요. 이.. 더보기
울타리 밖에도 화초를 심는 마을 은 가능하면 다양한 글을 독자들께 선보이고 싶습니다. 특히 일상과 문학의 만남을 보여주는 좋은 글을 교회안에서 만나기란 쉽지 않습니다. 이수미 선생님은 일상을 관통하는 문학의 언어를 우리에게 소개하면서, 삶에서의 깨달음은 도달해야 할 어느 고지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근처에 있음을 보여줍니다. 얼마 전 올해 중학교에 입학한 아들이 처음으로 반 단합대회를 한다고 들떠 외출을 한 적이 있었다. 학교에서 주최한 반 대항 축구대회에서 아들이 속한 반이 우승을 했다는 것이다. 아들은 후보선수였고 아예 출전할 기회도 없었지만 누구보다 우승을 기뻐했고 처음 하는 반 단합대회에 대한 기대가 컸기 때문에 신나게 친구들과 어울려 고기뷔페로 향했다. 얼마나 재밌게 놀았는지 원래 집에 오기로 했던 시간보다 40분이나 지나서.. 더보기
굿바이 마이 프렌드, 신해철 : 그의 죽음과 삶.. 그의 노래 "굿바이 얄리, 이젠 아픔 없는 곳에서 하늘을 날고 있겠지. 굿바이 얄리 언젠가 다음 세상에서도 내 친구로 태어나줘" 그가 일곱살 때 처음 죽음에 대한 의미를 깨닫게 된 사건을 노래로 담아낸 "날아라 병아리"의 한 구절이다. 이 노래의 얄리처럼 그는 며칠간 심하게 앓다가 우리 곁을 훌쩍 떠나버렸다. 슬프다. 아주 많이... 생각해보니 그는 20살 데뷔할 때부터 인간 존재의 유한성과 죽음에 대한 깊은 묵상이 담긴 노래를 지속적으로 불렀다. 무한궤도 1집 타이틀 곡 "우리 앞에 생이 끝나갈 때"에서 그는 이렇게 노래했다. "세월이 지나가고 우리 앞에 생이 끝나갈 때. 누군가 그대에게 작은 목소리로 물어보면. 대답할 수 있나. 지나간 세월에 후횐 없노라고" 아마 신해철은 그 대답에 "아무 후회없이 살았노라"라.. 더보기
더불어 사는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은 어릴적, 안 좋았던 기억?철없던 어린 시절, 욱하는 마음으로 난 아버지께 칭찬받은 기억이 거의 없는 것 같다며 아버지께 투정부린 적이 있다. 그 때 아버지는 웃으시며 “넌 어떻게 안 좋은 기억만 골라서 하고 있냐? 좋았던 기억은 하나도 없냐?” 라고 반문하셨다. 난 별로 없는 것 같다고 말씀드렸다. 야속하게도 부자지간의 대화를 듣고 있던 어머니는 아버지의 손을 들어주셨다. “아이고 이놈아. 아버지가 널 얼마나 아끼고 좋아 했는데 그런 말을 하고 있냐. 안 좋았던 기억만 하고 있으면 어떡하냐. 또 혼났어도 대부분 네가 잘못해서 혼난 것들이지, 아버지가 이유없이 널 혼낸 적은 없다” 라고 꾸중하신 적이 있다. 생각해 보니 정말 그랬다. 난 아버지와 좋았던 기억들보다 혼이난 기억만을 가슴에 간직한 채 괴로워했.. 더보기
내 이웃이 누구입니까 : 이웃을 잃어버린 기독교 2,000년 전 한 율법교사가 예수님에게 시험삼아 물었다. “선생님, 율법 가운데 어느 계명이 중요합니까?” 예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네 마음을 다하고, 네 목숨을 다 하고, 네 뜻을 다하여,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여라’ 하였으니, 이것이 가장 중요하고 으뜸 가는 계명이다. 둘째 계명도 이것과 같은데,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여라’ 한 것이다.이 두 계명에 온 율법과 예언서의 본 뜻이 달려 있다. - 마태복음 22:36~40 (새번역) 성경에 많은 가르침이 있어도, 예수님은 명쾌하게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여라’, ‘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여라’ 이 두 계명이 가장 중요한 계명이라고 말씀하였다. 현재 기독교인들은 보이지 않는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은 측정할 수 없으니 말할 수 .. 더보기
최종 면접에서 40분 지각하는 건 하나님의 뜻? 내 두 번째 직장은 ‘M’ 포탈 사이트였다. 첫 번째 직장이 개신교 서점이었으니 일반 회사로는 첫 회사인 셈이다. 당시만 해도 - 무려 십 년 전이다 - 지금만큼 취업 스펙을 따지는 상황은 아니었다. 게다가 닷컴버블로 일자리가 꽤 있던 시절이었다 - 노무현 대통령 욕하는 사람들 보시라, 그나마 양질의 청년 일자리를 누가 더 많이 만들었는지를. 그럼에도 취업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대부분 지원하면 서류 전형에서부터 미끄러지기 일쑤였다. 무엇보다도 일년을 개신교 쪽에서 까먹은(?) 터였고 자신감도 자존감도 바닥을 치던 차였다. 자신감 없고 자존감이 떨어지는 자소서(자기소개서-편집자주)는 읽는 사람도 맥 빠지게 하는 법이다. 많은 교회 오빠들의 고민 - 이라고 쓰고 개인적 의미에선 '비겁함'이라고 읽는다 - .. 더보기
타자를 향한 최초의 시선 : 영화 <시>를 통해 이창동 감독의 영화 [시]는 주인공 양미자 할머니가 시를 쓰는 과정을 담은 영화다. 동네 문화원에서 열린 김용탁 시인의 시 강좌를 듣고 시를 쓰기위해 부단히 노력하던 미자. 어느 날 그녀에게 예기치 못한 사건이 일어난다. 손자 종욱이가 친구들과 함께 같은 학교 여학생인 박희진에게 집단 성폭행을 했고, 끝내 희진이가 자살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그러나 주인공은 시 쓰는 것을 포기하지 않고, 시상을 찾아 이리저리 헤매다가 결국 죽은 여학생, 희진이의 마음을 담은 시를 쓰게 된다. 영화 속 시 쓰기 강좌의 강사, 김용탁 시인은 제대로 봐야 시를 쓸 수 있다고 했다. 본다는 것은 단순히 눈으로 대상을 관찰하는 것이 아니다. 본다는 것의 진정한 의미는 내가 관찰대상이 되는 것이다. 사자성어로 역지사지, 타.. 더보기
여전한 악의 세상에서 바울처럼 살기 복음에는 하나님의 의가 나타나서 믿음으로 믿음에 이르게 하나니 기록된바 오직 의인은 믿음으로 말미암아 살리라 함과 같으니라(로마서 1장 17절, 개역개정) 복음 속에 하나님의 의가 나타났다. 로마서를 읽다보면 1장에서 유독 뜨겁게 달궈진 구절이 보인다. 바로 1장 17절의 구절이다. 제국의 압제 속에서 꾸역꾸역 자신들의 종교적/정치적 정체성을 유지해가던 유대인, 그 유대인 중의 유대인이 로마교회를 향해 이렇게 말한다. ‘드디어 하나님의 의가 나타났다!’ 함축된 의미를 되살려서 풀어 적자면 ‘드디어 하나님이 온 세계의 왕이 되셨다!’정도가 아닐까? 도대체 바울의 뜨거운 감정이, 그리고 그 이면에 함축된 절절한 기다림이 함축된 외침. 이 복음의 내용은 무엇일까? 하나님이 도대체 어떤 방법으로 왕이 되셨기에,.. 더보기
아고라와 기독교 복음 [서평] 미로슬라브 볼프, (IVP, 2014) ⒸIVP. 기독교가 직면한 위기기독교가 사회로부터 지탄을 받고 욕을 먹는 일이 하루 이틀이 아니기에 이제는 왠만해서는 놀랍지도 않다. 그러나 세월호 참사 이후 기독교에 대한 비판의 수위는 임계점에 다다랐다. 대형교회 목사들의 막말이 공영방송을 통해 여과없이 방영되면서 교회는 자신들의 속살을 그대로 공론장에 노출시켰다. 이제 성난 시민들은 교회의 언어를 그들만의 언어로 용인하려 하지 않고 사회적으로 용납될 수 없는 몰상식하고 반인륜적인 언어로 고발해 버린 것이다. 교회 안에서만 통용되던 우리들의 언어와 사유가 이제는 공론장에 그대로 민낯을 드러냈고, 모든 사람들에게 그 적실성과 타당성을 요구받게 되었다. 사적언어와 공적언어의 경계가 무엇인지, 또는 교회가 사.. 더보기
'광장, 청춘'을 시작합니다. 지난 9월 30일에 여야의 세월호 특별법 합의 소식에 많은 언론들은 일제히 [속보]를 외쳤습니다. 대부분의 언론은 속보를 전하는 기사의 타이틀에 ‘극적’, ‘전격’이라는 표현을 남발했습니다. 유가족이 원하는 특별법 제정을 위해 함께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던 사람들은 도대체 뭐가 극적 타결인지에 대해 전혀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권력의 미세한 피리소리에도 금새 장단을 맞추는 언론의 보도 행태는 이 날도 어김 없었습니다. 언론의 이런 모습에 대해 최근 를 출간한 알랭 드 보통이 하는 지적은 틀린 말이 하나도 없습니다. “끝없이 쏟아져나오는 잠재적 기삿거리에 맞닥뜨리면, 언론은 지금 국가에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 하는 질문에 답이 되는 것을 골라내기 마련이다. 특정 시점에 국가가 (자신의 약점을 벌충하기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