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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의 윤똑똑이 내 안의 윤똑똑이 [서평] 폴 투르니에, (IVP, 2014) 누구나의 인정 욕구 사람들 누구나 약점을 들키고 싶어 하지 않는다. 누가 드러내놓고 '나 이런 사람이오.’ 할 사람이 누구겠는가. 아마 그런 사람이 있다면 필경 그의 입으로 묘사되는 그는 진정 그가 아니지 싶다. 물론 맞을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다. 전부가 아니라는 말이다. 가령 자신은 모든 사람을 포용하는 사람이라고 말한다면 정말 그런 사람일까 되짚어봐야 한다. 반대로 ‘난 이렇게 못난 사람이오.’ 한다면, 그 말도 다시 들여다봐야 한다. 자신이 못났다고 말하며 인정받고 싶어 하는지 누가 알겠는가. 나는 오늘 내 약점을 들키고 말았다. 그런데 그것을 인정하기란 정말 쉽지 않다. 아무리 그 말이 맞다손 치더라도 적어도 그 자리에서 인정하기란... 더보기
나는 착한 사마리아인이 될 수 있을까 나는 착한 사마리아인이 될 수 있을까- 어느 기독출판인, 사회적 책임을 고민하다 - Scene #.1 식물교회에 한 식물이 있었다. 화분에 담긴, 시들시들한 식물이었다. 이파리가 누렇게 변하고, 어떤 것은 툭툭 떨어지고. 누가 봐도 죽어가고 있었다. 사람들은 매주 식물을 보며 말한다. “어머, 어떻게 하나.” “이러다 죽는 거 아냐.” “물을 좀 주어야겠는데.” “새로 구해와야 하나.” 이따금씩 물을 주고 신경을 쓰는 사람은 있었지만, 식물은 점점 야위어가고 있었다. 어느 한 분이 신경을 계속 쓰며 관리하기 시작한다. 알맞은 양의 물을 주고, 가끔은 영양제도 준다. 그 식물 옆에 있던 다른 식물도 덩달아 관리를 받는다. 해가 더 필요한 식물은 창가쪽으로 이동한다. 그렇게 관리를 받으며 시간은 가고 있었다.. 더보기
사람답게 산다는 것 사람답게 산다는 것 나의 초보 시골살이 그리고 이웃 시골로 이사와서 가장 좋은 것은 맑은 공기도, 집 근처 맑은 하천도, 구글에서나 볼 수 있었던 수많은 별들도 아니었다. 바로 앞집 할아버지네를 이웃으로 만난 것을 꼽고 싶다. 나와 아내는 이미 아버님, 어머님으로 부르는(그렇게 부르라고 하셨다) 이 가족을 만난 것이 우리 시골살이의 가장 큰 수확이자 감사의 제목이다. 도회지에 살다가 시골로 이사온 사람들이 거의 다 그렇듯, 지난 여름에 이사와서 한동안은 이 동네사람들과 별다른 왕래가 없었다. 오자마자 동네 마을회관에 나가 닭죽도 얻어먹고 눈도장도 찍어드리긴 했으나 그 뿐이었다. 앞집과도 서로 소 닭보듯, 닭 소보듯 멀뚱이 지나치며 민망하지 않을 정도로 목례나 하고 지내는 처지였었다. 아내는 양평에서 이천.. 더보기
‘응답받지 못한 기도’의 위로 '응답받지 못한 기도'의 위로 신앙인들에게 가장 괴로운 순간은 무엇일까? 그것은 아마 삶이 힘들고 고통스러운데 그 누구에게도 도움을 요청할 수 없는 절박한 순간, 오직 하나님만을 유일하게 믿고 의지하여 간절히 부르짖었는데도 그가 침묵하실 때일 것이다. 고통의 원인이 무엇이든 가장 간절히 도움을 요청하였던 그 때에 오직 하나님의 손길만이 절박하게 필요했던 그 순간, 아무런 응답도 도움도 없는 순간을 맞이하게 되면 버림받은 배신감 뿐 아니라 더 나아가 이때까지 확신있게 믿었던 ‘신의 실존’까지 의심하게 된다. 신앙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모태신앙이든, 나중에 믿게 된 경우든 누구나 한번 이상 ‘혼란의 순간’들을 맞게 된다. 그 혼란의 순간은 바로 가장 비참한 삶의 굴곡을 지나갈때에 ‘하필 그 순간 침묵하시는 .. 더보기
박 목사님, 잘 읽었습니다만... 박 목사님, 잘 읽었습니다만...- [서평] (박혜란 / 아가페북스) - 내 기억 속의 박영선 목사한국대학생선교회 출신이다. ‘캠퍼스 복음화, 민족 복음화’라는 구호를 읊으며 살았다. 돌이켜보면 그 누구보다도 하나님을 외치던 공동체였지만, 사실은 하나님보다는 인간에 관심이 많은 공동체였다. 우리는 어렴풋이 알고 있었다. 어느새 우리가 외치는 구호와 행동 속에서는 하나님이 사라지고 있었다는 것을. 실제 당시의 우리 공동체의 리더들은 여러모로 멋졌고, 또 여러모로 불편했다. 리더십과 카리스마는 대단했다. 말 한마디로 공동체 전체를 들었다 놨다 할 수 있었다. 반면 그들의 인격은 성숙치 못했다. 우리 사이에서는 은밀히 논란이 일었다. ‘저 사람은 하나님께서 쓰시는 중일까?’ 한편으로는 ‘캠퍼스 복음화, 민족 .. 더보기
가나안 교역자를 생각한다 ⓒpixabay 시작하며드디어 교회에 새로이 부임하게 될 담임 목사님의 설교가 이제 막 시작됩니다. 청년부 담당 전도사로 2년 가까이 되는 시간 동안 스무 명의 청년들과 함께 사역하면서 이 날을 얼마나 기다렸는지 모릅니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40년 동안 교회를 붙들고 내려오지 않으셨던 노년의 담임 목사님이 이제 은퇴하시고, 젊고 열정 있는 목사님이 새로 부임되어 처음 오시는 날이었으니 말입니다. 부모 세대와의 갈등, 전혀 복음이 선포되지 않는 설교, 기성세대의 문화로 충만한 기존의 교회 분위기에서 청년들이 여기까지 버텨준 것만 해도 다행인 셈입니다. 제발 청년들이 하나님의 복음과 성경의 교리를 들을 수 있게 해달라고, 새로 오신 담임 목사님을 붙드셔서 설교가 살아있게 해달라고 얼마나 간절히 기도드렸.. 더보기
답 없는 교회에 대한 답 없는 증언, 하지만 그것이 답이다. 답 없는 교회에 대한 답 없는 증언, 하지만 그것이 답이다.: [서평] 양희송의 『가나안 성도 교회밖 신앙』(포이에마) / 양희송 / 포이에마 답이 없는 세상. 우리는 답이 없는 채 그냥 살아간다. 아니, 어쩌면 답 없는 세상 속에서 꾸역꾸역 살아가는 것 자체가 답이다. 이러한 세상의 문제는 세상 속에만 있지 않다. 오히려 ‘답없는 세상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하나님의 방법’이라 할 수 있는 교회공동체도 여전하다. 우리는 이미 오신 하나님 나라를 증언하지만, 실은 아직 오지 않았다. 그랬기에 답 없는 세상의 모습 그 자체를 똑같이 닮았다. 이른바 ‘답이 없는 교회’, 그 자체가 ‘답이 없는 세상’의 답으로 제시되고 있는 아이러니 속에 우리는 살고 있다. 또한 그것이 우리의 사명이다. 하지만 때로는 ‘답이.. 더보기
어느 칼빈주의자(?)의 바르트 학원 수강기 ③ 칼 바르트 『개신교신학 입문』 강연(3/4강) 후기 ※ 이 글은 2014년 12월 22일의 이 주최했던 세 번째 강의에 대한 설요한 기획/편집위원의 글입니다. 세미나에 맞춰 총 4회에 걸쳐 후기 글을 에 게재합니다. 칼 바르트 Problem 한 달만에 다시 글을 쓴다. 지난 한 달 사이에 바르트에 대한 어떠한 글도 도무지 쓸 수가 없었다. 내가 쓰는 내용이 나와 맞지 않다는 느낌. 강연을 들으며 아주 열심히 바르트를 읽으리라 생각했다. ‘아, 그의 삶도 알아야 해.’ ‘아, 미처 내가 깨닫지 못한 부분도 있을 거야. 2차 문헌도 보자.’ 한,두 권씩 쌓여가는 책들. 꾸역꾸역 읽어나가는 모습. ‘역시! 바르트도 나와 생각을 공유하는 부분이 있군!’ 뇌에 들어오는 자극은 기쁘다. 내가 생각했던 것과 비슷한 .. 더보기
인간은 보편적으로 선한가? 아니면 악한가? '괜찮아, 사랑이야'를 다시 보다 (1) - 인간론 : 인간은 보편적으로 선한가? 아니면 악한가? ⓒ SBS 1회분 캡쳐화면 #1. 지해수와 장재열이 만나다.정신과 의사 지해수(공효진 분)과 베스트셀러 작가 장재열(조인성 분)이 실제로 첫 번째 만나는 장면의 모습이다. 지해수는 조동민(성동일 분)의 대타로 티비에 출연하게 되고, 장재열과 ‘대중문화 속에 숨겨진 인간의 심리’라는 제목으로 토론을 벌인다. 둘의 논점은 다음과 같다. ‘인간은 보편적으로 선한가? 혹은 인간은 보편적으로 악한가?’ 먼저 장재열의 대중을 향한 설득이 이어진다. 객석을 향하여 한 번이라도 낯선 타인에게 성적인 욕망을 가졌던 남성이 있다면 한 번 일어나보라고 말한다. 당연 대부분의 남성들이 일어난다. 그때, 장재열은 마음속으로 생각했.. 더보기
‘오덕’이어도 괜찮아, 청년에게 자유를! : 장강명의 『열광금지, 에바로드』 ⓒ Morguefile.com 스타벅스 스탬프 투어 얼마 전 스타벅스에서 스탬프 투어 이벤트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함께 식사했던 연인인 후배들이 식사 자리에 오기 전에 스타벅스 모 매장에서 스탬프를 찍어 왔다며 보여줬다. 무모하긴 하지만 이제 몇 군데를 더해야 다 찍을 수 있냐고 물어보려는 찰나, 이들이 하는 말이, 스탬프를 찍으려면 제주도에 있는 매장에도 가야 한단다. 알아봤더니 스타벅스 스탬프 투어 매장은 총 12곳이다. 지역 분포를 보니 서울, 제주, 강릉, 진해, 전주, 부산 등의 전국 단위로 흩어져 있다. 이런 정신나간 이벤트에 기어코 스탬프를 받기 위해 투어를 나설 오덕들이 분명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드니 스타벅스 상술에 혀를 내두르게 된다. 열광금지, 에바로드마침 내가 읽고 있던 소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