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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오덕의 책읽기다 ... 어릴 적 라는 만화를 즐겨봤다. 문제는 즐기는 것을 넘어서 주인공과 사랑에 빠졌다는 사실이다. 꿈에도 그녀가 나왔고, 일상생활을 하면서도 머릿속에서 떠나지를 않았다. 나는 그야말로 ‘오덕’이었다. ‘오덕(후)’은 일본어 ‘오타쿠’를 우리말로 바꾼 것으로, 만화나 게임 등 어떤 한 분야에 비정상적으로 심취한 사람을 일컫는다. 어떤 만화에 빠졌다면 단순히 보는 것에만 그치지 않고, 그 만화의 캐릭터가 그려진 베개, 이불, 칫솔, 인형 등을 구입하고 24시간 그와 동행하는 사람이다. 사진은 참고할 뿐 필자의 이미지와는 관련 없음을 굳이 밝힙니다.. 나도 약간의 오덕적인 기질을 가졌다. 영화를 볼 때 좋은 영화가 있으면 같은 감독의 영화를 다 챙겨본다. 옷도 마음에 드는 집이 있으면 그 집 옷만 입는다... 더보기
[인터뷰] 영화를 본다는 것은 ※ 이 기사는 영화업계에서 일하다가 2014년부터 기독연구원 느헤미야에서 목회학 연구과정을 시작한 강도영씨와 진행한 인터뷰를 정리한 것이다. ⓒ 한국 홈페이지 영화와 함께 했던 시간들일단 자기소개를 좀 부탁드릴게요. 강도영(이하 강): 처음에는 케이블 TV 영화 채널에서 일했어요. 그곳에서는 어떤 영화를 사야할지 검토하는 역할을 했지요. 국내외 배급사들에게 받은 영화들을 검토하면서 시청률이 잘 나올 것 같은 영화들을 가려내는 작업이죠. 그 당시는 영화 채널이 생긴 지 얼마 안 된 초기였는데, 혹시 OOO이란 영화 채널 아세요? 어, 지금도 있지 않나요? 강: 네, 맞아요. 당시 새벽 12시가 넘어가는 심야시간에는 야한 영화도 틀 수가 있었어요. 지금은 청소년 보호법이 강화돼서 많이 힘들어졌지만, 그 당시.. 더보기
어느 칼빈주의자(?)의 바르트 학원 수강기 ② 칼 바르트 강연(2/4강) 후기 ※ 이 글은 지난 8일부터 시작된, 이 주최하는 두 번째 강의에 대한 설요한 기획/편집위원의 글입니다. 세미나가 진행되는 4주 동안 함께 총 4회에 걸쳐 후기 글을 에 게재합니다. 내가 그에게 왠지 끌렸던 이유 내 신앙은 보수적이다. 질문을 던지는건 좋아하지만 어느 지점에서는 멈추게 된다. ‘여기선 더 이상 나아가기 어려워’라며. 대표적인 것이 ‘그리스도에 대한 완고한 신앙’이다. 예전엔 합리적인 근거가 있는 신앙을 갖고 싶었다. 기독교인 부모에게서 태어나, 어릴 적부터 최소한 일주일에 1일 이상은, 그러니까 인생의 최소 14%이상은 기독교인으로 살아왔다. 20대의 어느 순간, ‘내가 왜 이걸 믿지’라는 질문이 찾아왔다. 교회생활은 습관이라 계속해서 유지하고 있었지만 머릿.. 더보기
세월호 참사와 고통·고난 신앙 : 욥기서 묵상을 중심으로 ※ 이 글은 의 월간 소식지 '공감' 12월호에 실린 박종운 변호사님의 칼럼입니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이후로 대한변협 세월호 특위 활동을 계속해 오신 박종운 변호사님의 글을 에도 함께 소개합니다. 저는 지난 4월 CLF(기독법률가회)로부터 파송을 받아 대한변협 세월호 특위에 참여하여, 대변인, 현장대응지원단장, 총괄지원팀원, 특별법제정팀장/원 등으로 섬기고 있습니다. 지난 11월 7일에는 이 세월호 참사 발생 205일만에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였고, 지금은 피해자 지원 특별법을 제정하는데 조력하고 있습니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하자, 많은 학부모들은 내 자녀도 언제든지 이러한 참사를 당할 수 있다는 두려움과 함께 “왜 이런 참사가 벌어지는가?” 의구심에 젖어들고,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은 “왜 나에게 이런.. 더보기
실은, 우리는 혼자라서 두려운 것이다 며칠 전, 경기도에 위치한 작은 산에 다녀왔다. 산을 좋아하지만, 혼자 가는 것보다 친구들을 불러모아 삼삼오오 함께 가는 것을 즐겨했었는데, 이번엔 혼자이고 싶었다. 헐벗은 겨울산에 간단한 가방 하나 움켜쥐고 동행 없이 혼자 오르려니 야트막한 둘레길이 험준한 등산로처럼 다가왔다. 게다가 평일 오전에 갔으므로 사람 한명 보이지 않는 진입로는 적막하고 스산한 기운이 풍겼다. 두려웠다. ‘이 큰 산에 나 혼자이면 어떻게 하지?’, ‘혼자 산에 오르다가 사고가 나면 도와줄 사람이 있을까?’ 온갖 상상들로 채워진 머리가 마음까지 내려와 두려움의 무게에 짓눌렸다. 그야말로 “음침한 골짜기”로 들어가는 무거운 발걸음을 어찌할지 몰랐다. 다행히 때마침 지나가던 행인 한 사람이 있어 조용히 그 뒤를 따라 한 걸음씩 밟다.. 더보기
어느 칼빈주의자(?)의 바르트 학원 수강기 ① 칼 바르트 강연(1/4강) 후기 ※ 이 글은 지난 8일부터 시작된, 이 주최하는 첫 번째 강의에 대한 설요한 기획/편집위원의 글입니다. 세미나가 진행되는 4주 동안 함께 총 4회에 걸쳐 후기 글을 에 게재합니다. 칼빈주의자의 바르트 입문? 바르트보다는 칼빈, 오웬, 튜레틴, 워필드, 바빙크, 벌코프 등의 이름이 친숙하다. 이들은 칼빈주의자로 일컬어지는 사람들이다. 그럼에도 실은 내가 칼빈주의자인지에 대해 의문이 든다. 보통 ‘~주의자’는 외부에서 붙여 주는 표현이 아니었던가. 칼빈주의를 내 정체성으로 삼기에는 무리가 있다. 이것은 내가 걸어왔던 길을 부정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아직은 '형성 과정 중에 있는 나의 정체성'에 대해 의문을 삼는다는 점에서 그렇다. 그리고, 무엇보다 나는 신학을 공부한 사람이 아.. 더보기
롤즈와 테일러, 그리고 차별금지법 존 롤즈(John Rawls)는 오늘날 ‘정의론’에 대한 관심을 다시금 부활시킨 미국의 대표적인 정치철학자입니다. 그가 제시하는 ‘공정으로서의 정의’(justice as fairness)는 오늘날 정치적 자유주의의 가장 핵심적인 이론이 되었는데, 이는 공적인 영역에서 합의에 도달하기 위해 가능한 한 모든 종교적, 철학적, 도덕적 교리들의 특수한 부분들에 대해서 무지의 장막을 드리우고 오직 절차적 정의에만 충실할 것을 요청합니다. 공적인 영역에서 서로 합의를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는 특정한 종교적 세계관이나 인간관, 사회적 가치를 거론하지 말라는 뜻입니다. 왜냐하면 그것을 거론하게 되면 합의가 깨지고 사회의 형성이 불가능하게 될 우려가 있기 때문입니다. 롤즈가 이렇게 절차의 정당성을 옹호하고, 분배의 공정함.. 더보기
예수를 믿는다는 것 첫 번째 장면, 기도원. 여기는 기도원, 중고등부 연합수련회가 열리기에, 본인이 담당하고 있는 중고등부 학생들과 함께 이곳에 도착했다. 이들은 도착하자마자 칭얼거리기 시작했다. 집회에 참석하기 싫다는 이유다. 사실 본인이 담당하고 있는 중고등부의 10명 남짓의 아이들은 누가 봐도 ‘예수 안 믿게 생긴 아이들’이다. 그렇게 생긴 것뿐만이 아니라, 진짜 안 믿는 것임에 틀림없는 아이들이다. 그 어떤 누구도 ‘수련회’라던가, ‘예배’라던가, 이런 것에는 관심이 없다. 당연히 시설이 낙후되고, 전반적으로 청소년들을 압박하는 ‘연합수련회’의 분위기가 달가울 리가 없다. 그래서 나는 이런 그들의 칭얼거림을 들어주며, 슬슬 달래고 있었다. 그때였을까? 갑자기 자원봉사자가 우리들의 방으로 들이닥쳤다. 그리고는 내게 말.. 더보기
주유소에서 하나님나라를 숙고하다 주유소 안의 천국과 지옥 구토가 나올 것 같다. 출근시간부터 마칠 때 까지 끊이지 않는 세차, 내가 지쳐있는 것도 모르고 트렁크까지 열어서 청소해달라는 사람들, 대충했다고 화내는 손님들, 한 손님이라도 더 받으려고 애쓰시는 사장님. 이 모든 것들이 나를 지치게 한다. 손님이 많이 오면 알바생은 짜증날 수 밖에 없다. 일한 시간에 따라 돈을 받는 것이지, 일한 양이나 장사가 잘되는 것과는 무관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알바생은 정해진 노동시간을 보내고 급여를 받는 것에 목적을 두지, 기업이 잘 되는 것에는 별 관심이 없다. 아니, 오히려 짐으로 느낀다. 장사가 잘 될수록 기분이 좋은 사람은 사장님이다. 물건을 얼마나 팔았는지, 또는 손님을 얼마나 받았는지에 따라서 수입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사장님은 한 손님.. 더보기
불현듯, 뭉크의 슬픔에서 부활을 발견하다 * 에드바르드 뭉크, , 1907. 1.나는 새로움을 좋아한다. 싫증을 빨리 내는 불확실한 사람이라는 비난의 소나기를 여러 번 맞고 나서야, 나는 내가 누구인지에 대한 나만의 언어를 가질 수 있었다. 새로움을 좋아한다는 것을 자유로움이라고 짧게 표현할 수도 있지만, 미래를 향해서 열려 있다는 의미에서 가슴 뛰는 것을 좋아한다는 말도 될 수 있다. 가슴 뛰는 내일이란 얼마나 즐거운가? 새로움을 좋아하면 몇 가지의 장애물을 넘어야 하는데, 그 중 한 가지는 불안함이다. 알랭 드 보통도 현대인들의 불안에 대해 꽤 아는척을 했지만, 사실 나는 그가 말했던 것보다 더 깊은 불안함이 따로 있다고 생각한다. 그 불안함은 '현대인'에 대한 고정 관념 속에서, 모든 것을 앎의 차원으로 포함 시켜야만 직성이 풀리는 일종의.. 더보기